남들도 좋아하는 옷을 고르려는 여자의 심리

여러분들은 내가 좋아하는 옷을 입으시나요, 남들이 좋아하는 옷을 입으시나요?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냐구요? 옷은 당연히 내가 좋아하는 옷을 입어야 하는거 아니냐구요?

 

제가 옷장사를 10여년 하면서 느낀점이 왜 손님들은 가장 잘 팔리는 옷을 물어보는 것인가, 왜 가장 잘팔리는 컬러를 물어보는가 하는 의문이 생겼기 대문입니다.

 

여자들은 남들에게 이뻐보이기 위해서, 사람들에게 내가 귀티나 보이기 위해서 새로운 옷을 고릅니다. 매일 집에만 있는 여자라던가, 사회활동을 하지 않는 여자들은 옷이 필요 없습니다. 보통, 모임이나 행사 등에 참석하기 위해 여자들은 새옷을 삽니다. 코로나 시절, 모든 행사가 간소화되고 외부 출입에 제한이 있었을때 옷장사에 지장이 많았던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날씬하고 흰 피부를 가진 사람은 어떤 컬러든 잘 어울리고 소화가 되지만, 까무잡잡한 피부를 가졌다던가, 체형이 통통 이상이거나 하면 옷을 고르는데 제약이 많이 생깁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많은 여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가장 찾는 상품이 어떤 것인지, 그렇게 힘들게 상품을 찾았으면 그 다음은 어떤 컬러가 가장 잘팔리는지를 궁금해합니다.

 

그래서 많은 쇼핑몰에서 베스트셀러 순위를 표기해놓고 이 옷들이 가장 잘팔린다고 알려주나 봅니다. 그런데 저는 잘팔리는 옷을 싫어합니다. 제가 고등학교 시절 잠시 유행했던 패션이 있는데요. 당시에도 복고풍의 체크무늬 남방과 나팔모양의 청바지였습니다. 저는 키가 작은 편이었고, 저희 반에서 가장 키가 크고 늘씬한 친구가 저와 같은 옷을 입고 있었는데, 다른 친구들이 둘이 옷이 똑같다며 박장대소를 했고, 체형이 완전 기죽는 저는 쥐구멍에 숨고 싶었습니다. 저와 그 친구는 당시 가장 유행했던 옷을 입은것 뿐이었는데, 누구는 돋보이고 누구는 기가 확 죽어버린거였죠. 하루는 지하철을 타고 있는데, 전혀 상관없는 예쁘장한 20대의 두 여성이 똑같은 샤랄라한 원피스를 입고 있었습니다. 저말고 다른 사람들도 두 사람을 힐끗힐끗 번갈아 보는 시선이 느껴졌습니다. 둘이 친구라면 그렇게 같은 옷을 입지 않았겠지만, 전혀 다른 두 여성이 같은 옷을 입고 있었던게 다른 사람들 눈에도 신기했던 모양입니다.  

 

잘팔리는 옷을 입으려는 심리는 유행에 뒤쳐지지 않게 보이고 싶은 심리이고, 남들이 많이 찾는 컬러를 찾는 심리는 대중들 사이에서 나만 혼자 튀고싶지 않은 심리이겠죠. 저는 패셔니스타라, 조금 튀는 패션을 선호해요! 라면서도, 대중들 사이에서 절대 튀고 싶지 않아보이고픈 심리는 평범한것이 그저 최고라는 전통저거 사고방식에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시대별로 유행하는 이름이 있습니다. 60년대에는 영자, 미자 70년대에는 영숙, 정숙, 미숙 80년대에는 미정, 현정, 등등 지금은 서현, 서연, 서준, 서진 등등 일명 서울의 "서"자가 들어가는 이름이 그렇게 흔한데도 계속 지어지는걸 보면 그저 남이 하는걸 그대로 하는게 좋은건가보다~~~ 하는 객관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는게 급선무입니다. 개성시대라는 이름은 허울뿐입니다. 개성 표현의 첫번째 방식이 나에게 어울리는 옷과 소품을 이용해서 패션으로 표출하는 것인데, 이것부터 남들이 대체적으로 하는 방법만 쫓다가다보면 모든것을 다 따라만 하게 됩니다. 식당에서도 남들이 다 먹는게 제일 맛있는거라 믿고 먹게 되고, 영화도 그저 무비차트 1위인 작품만 보게됩니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걸 입고, 좋아하는걸 먹고, 재밌을것같은 영화를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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